- 출처 : 기쁨 -


  '31. 폭팔하는 화산'을 읽다. 우연일까? 작가의 의도일까? 별것 아니지만 3.1운동을 묘사하고 있는 이번 장도 31장이다. 문학의 힘을 다시금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그저 학교 교과서에서 몇 줄로 접하는 3.1운동을 이렇듯 살아있는 인물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통해 느낄 수 있다는 것 말이다. 


  특히 체계적으로 운동을 주도해 나가는 전국의 학생들을 보며 지금의 우리 학생들을 생각했다.(학생들을 탓하는게 아니다. 그들을 그렇게 키우고 있는 우리 어른들을 탓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근현대를 살아온 한반도의 학생들은 나라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았다. 일제시대는 물론 독재시대에도 학생들은 시대의 부조리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그랬던 그 학생들이 왜 그들의 자녀는 제 앞가림도 버거워하는 눈먼벙어리로 키우는 것인지 의문이다.


- 출처 : 타포린가방공장 -


  이번 장은 만세운동 시작부터 일제의 진압으로 사그라들때까지를 보여준다. 3.1운동의 진행과정을 알고 싶은 이들이라면 이 장만 따로 펼쳐 볼 것을 권하고 싶다. 평화적인 만세 운동이 어떻게 폭력적으로 변해 가게 되었는지 일제의 진압이 어떻게 펼쳐졌는지를 알 수 있다. 

  

  그 가운데 조선인들을 선교하던 미국인 선교사가 총독부의 압박에 교회에서 회의를 하려던 학생들을 매몰차게 내쫓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이를 보면 '영원한 동맹'도 '세상에 불을 밝히고자 하는 종교'도 사실은 없다는 생각이 점점 더 굳어진다. 아래 인용은 쫓겨난 학생들의 대화다.



  "참 아는 정 보든 정 없이 몰인정하게 내쳐부네 이."

  송중원은 참고 있던 말을 꺼냈다.

  "그려, 서운해헐 것 없어. 저 냉정헌 것이 우리허고넌 달른 백인종덜 기질잉게. 맺고 끊는 것이 무섭제."

  송중원이보다는 교회 출입을 오래 한 이광민이 결론짓듯 말했다.

  "서운해허는 것이 아니여. 미국사람덜 생각이 틀려묵었응게 하는 소리제."

  "틀려묵다니 머시가 틀려묵어?"

  "조선땅에 와서 조선사람덜헌티 선교란 것얼 허면 응당 조선사람덜편얼 들어얄 것 아니여. 헌디, 선교넌 조선사람덜헌티 허고 비우넌 왜놈덜 비우 맞치고, 요리저리 실속만 채우는 못된 놈덜이 아니고 머시여."

  "그려, 나도 이럴지넌 몰랐다. 선교사덜언 우리 조선얼 인정하고, 우리가 독립되게 돕는지 알았등마 인자 봉게 그것이 아니여. 참말로 기맥히다." - 180p



  불과 100년 전만 하더라도 35살이면 손자 볼 나이고, 40이면 아들에게 지게 물려줄 나이라는 것이 신기했다. 하긴 50년 살면 살만큼 살았다는 말이 나돌던 시대가 아닌가... 이렇게 보면 지금 사람들은 수명만 따지면 정말 복받은 거다. 그나저나 내가 당시 살았으면 조만간 자식 시집,장가 보낼 나이구나;;;; 당시 부모 자식간 나이차가 평균 15~20살 차이니 요즘 15살 나이 차로 결혼하는 사람들을 보며  어르신들이 혀를 차는것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일이다.  



  그런데 정말 궁금한 것은 민족대표 33인이 왜 선언문만 낭독하고 자진해서 신고했느냐 하는 것이다. 이거 알려주는 책이 있을까? 무차별 진압으로 인해 살벌한 상황에서도 조직적으로 움직여 게릴라식 만세 운동을 주도한 학생들과 너무나 비교된다. 물론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이라 그런 활동이 힘들겠지만 차라리 몸을 피하지 왜 하필 자진 신고를?????? 정말 궁금하다.




페이지 좋아요를 하시면 페이스북에서 

제 글을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블로그 이미지

세심한 한석씨 Careful.Hans

영화와 책 관련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