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미스터리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것들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모순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 현대사에 엄청난 영향을 준 한국전쟁에도 많은 미스터리가 존재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한국전쟁의 기원만 해도 전통주의적 해석이니 수정주의적 해석이니 하는 식으로 서로 충돌하는 모순을 발견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 저자는 기존의 이념이나 이론과 같은 '냉전'이라는 편견을 거두고 새롭게 바라볼 것을 주문 한다.



   '그러면 루즈벨트는 무엇 때문에 온갖 오해에도 불구하고 소련과의 우호관계를 유지하려 했을까?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단 냉전 이라는 편견을 제거해야 한다. 이 편견을 제거하고 나면 그 당시에는 초강대국 소련이라는 존재가 실제로는 있지도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53p


  분단배경의 미스터리를 풀 첫 실마리는 우리가 진실이라 믿어왔던 허구를 제대로 파악하는데 있다. 한국전쟁을 불러오게 된 근본적인 원인인 38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바에 따르면 일본이 항복하자 소련이 한반도를 점령하기 위해 신속하게 들어왔고 한반도 공산화의 위기를 느낀 미국이 허겁지겁 분할 통치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이 책에서는 이것들이 모두 허구였음을 밝혀준다. 거기에 더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진실들을 던져준다.



  '루즈벨트의 전략은 이데올로기에 상관없이 미국을 능가할 만한 영향력을 가진 나라를 제거하겠다는 생각이었던 듯하다. 즉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만해도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던 대영제국을 해체하는 동시에 보수적인 서유럽 제국에 위협이 될 만한 세력을 키워놓는다. 그래서 두 세력사이의 대립을 조장해놓고는 배후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식이었다.' - 57p



  과연 사실일까? 여기서 저자가 제시하는 것들은 모두 당시 그들이 직접 보인 행동을 바탕으로 추리해 낸것이다. 그렇기에 기존의 모순들 보다 훨씬 더 믿음이 간다. 계속 이어지는 저자의 설명은 철두철미한 미국이 왜 그렇게 어설프게 한반도 분할 점령을 하게 되었는지 속시원하게 풀어 준다. 한반도 분단배경의 숨겨진 주역에 루즈벨트와 트루먼이 있었다면 한국전쟁은 맥아더라는 노장의 나홀로 원맨쇼 였다는 새로운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유명한 일화들에 있어서 어떤 점이 무엇 때문에 왜곡되었는지, 그래서 지금 사람들의 인식을 어떻게 바꾸어 놓고 이용하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흥미 있을 것이다.' - 146p


  일반적으로 알고 있기를 맥아더 장군은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우리나라를 위기에서 구해준 세계적인 명장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보여지는 장군은 감독을 무시하고 본인이 시나리오를 짜서 촬영하고 편집까지 했던 독불장군이다. 그는 작품의 결과야 어찌되었든 자신의 인기 유지에만 혈안이 되어있을 뿐이고 차기 행보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었다. 덕분에 우리는 진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그를 기억하고 있다.


  '여기까지 정리하고 보면 지금까지 알려졌던 인천상륙작전의 의미는 정말 애매해진다. 적의 허를 찌른 기습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이 작전이 없었다고 전세를 역전시키기가 곤란했던 것도 아니다. 오히려 상륙작전에 병력이 대거 차출되었기 때문에 낙동강 전선에서는 심각한 상황을 맞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인천상륙작전이 감행된 진짜 이유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 것일까?' - 153p


  '또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중국군 병력이 2~3배 증강되면서부터는 오히려 수세에 몰리는 경향이 보였다. 병력의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밀어붙이는 인해전술은 별 위력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중국군의 인해전술을 굳이 강조할 의미도 없다는 뜻이 된다.' - 179p



  '이 사정을 알게 되면 수수께끼는 쉽게 풀릴 것이다. 애초부터 중국군이 유엔군에 비해 압도적인 병력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맥아더의 황당한 조치 때문에 병력이 분산되어 있었을 뿐이다.' - 187p



  '짜고치는 고스톱' 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한국전쟁은 미국이 한반도라는 고스톱판을 이미 짜여진 시나리오 대로 주물렀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물론 후반에 약간의 변수가 생기긴 했지만 말이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썼다고는 하지만 이 책은 미국을 가장 중요한 용의자로 몰아가고 있다. 그래서 표지에 성조기가 있는 것일까? 



  아무튼 애석하게도 이 내용은 이미 저자가 18년전에 내놓은 것이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데, 저자는 마치는 글에서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은 학자들의 모습에 유감을 표하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것에 만족한다고 했다.   

  '역사학계에서 현대사가 긍정적인 시선을 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전문가들 상당수가 역사적 진실을 찾아내려는 노력보다 편을 갈라 자기 쪽에 유리한 논리를 주장하는 일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학자라는 사람들이 학문분야에서까지 자기 측에 유리한 논리 개발에만 열을 올리는 것이 현실이다. 누가 무슨 말을 하건 자신이 믿고 싶은 논리만 되풀이하는 풍조도 같은 맥락에서 생겨난다고 할 수 있다.' - 255p


  한국전쟁과 관련된 미스터리들은 또 어떤것이 있을까. 이 책을 읽고 난 후 오히려 더 많은 미스터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안타까웠던 것은 우리 민족이 그저 강대국들이 두는 장기판 위의 말에 불과 했다는 것이다. 



  혹시 지금도 우리는 그 말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지는 않은지 잘 생각해 봐야 겠다. 세상에는 알려지지 않은 진실들이 너무 많다. 편견에 쌓인 거짓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길러야 겠다. 한국전쟁과 우리 현대사에 대한 책들로 눈을 돌려봐야 겠다.




페이지 좋아요를 하시면 페이스북에서 

제 글을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블로그 이미지

세심한 한석씨 Careful.Hans

영화와 책 관련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티스토리 툴바